제목 | 아, 되돌아보게 하는 매혹의 땅 코카서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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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상길 | 작성일 | 2022-07-08 |
오랜 기간 코로나19로 인해 미증유의 닫힌세상을 경험하면서 여행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혹시나 하여 열어 본 오지투어 홈페이지에서 코카서스 여행 모집을 보고 계획했던 그리스, 크레타, 몰타 여행을 취소하고 바로 신청을 하였다. 실크로드 대상들이 쉬어가는 숙소는 5개가 있었는데 그 중 2곳이 남았으며 우리가 방문한 카라반 사라이는 규모가 엄청나고 현재는 숙소로도 이용되고 있는데 본래 이곳에서 묵고 조지아로 넘어갈 일정이 육로가 막혀 비행기로 가게 되었다. 트빌리시에 도착한 후 사랑의 도시인 시그나기를 향해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 카헤티 전통 농가를 방문하였는데 주인이 직접 나와 환영인사를 해 주고 조지아 하우스 와인과 바비큐를 곁들인 전통 농가식 식단으로 식사를 하였는데 음식과 와인도 좋았지만 주인과 아들의 전통민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니노의 무덤이 있는 보드베 교회는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경건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곳이다. 시그나기는 해발 800m에 위치하고 있어 계곡과 코카서스 산맥이 조망되는 아름다운 곳으로 성벽을 따라 도보로 걷기에 좋은 곳이다. 재미있게도 24시간 혼인신고가 가능한 결혼회관이 있어 사랑의 도시라고 불리는데 한적한 도시를 걷다보면 저절로 도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조지아 와인 최대 주산지인 카헤티 지역의 주도인 텔라비로 가는 길은 온통 포도밭이다. 드넓은 포도밭과 산자락에 있는 집들의 모습은 정겨움이 묻어난다. 6세기경 아시리아 선교사들에 의해 건립된 네크레시아 수도원은 수도원 자체도 아름답지만 앞에 펼쳐진 드넓은 평야와 어울어져 한 폭의 그림같은 곳이다. 텔라비는 작지만 아름다운 곳으로 에라클레 2세 동상이 우뚝 서 있는 텔라비 고성은 잘 보전되어 있고 600년된 플라타너스는 웅장함에 연륜이 묻어 있다. 재래시장은 우리의 재래시장과 같은 정겨움이 풍긴다. 수세기 동안 조지아의 종교와 문화 활동의 중심지였던 다비드가레자 동굴수도원을 가는 길에 들른 아나누리 성채와 성모교회, 진발리 호수는 한 폭의 수채화고 그 후 동굴 수도원을 가는 길은 다른 행성을 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황무지인데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이곳은 6세기 경 조지아 선교를 위해 온 13명의 시리아 수도자 중 다비드 가레젤리에 의해 처음 건립된 후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많은 수도자둘로 인해 100여개가 넘는 동굴 예배 처소 등 9세기 까지 시설이 늘어나면서 아제르바이잔 영토까지 방대한 규모의 수도원 단지로 확장되었으나 몽골의 침입과 이란 사파위 왕조의 공격, 소련연방의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곳이다. 수도원은 바위를 깎아내고 파내어 만든 작은 동굴 방들과 창고, 망루 등이 있으며 천장과 벽에는 프레스코화가 남아있다. 문득 돌 위에 앉아 그 때를 회상해 본다. 좀 더 멍때리면 좋은 장소다. 시간 관계상 충분히 머무르지 못함이 아쉽다. 버스에서 가이드가 좋아하는 노래라면서 들려준‘백만송이 장미’는 본래 라트비아 가요인 ‘마라가 준 인생’을 러시아어로 번안하여 조지아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가 프랑스 출신 여배우에게 사랑에 빠졌던 일화를 바탕으로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가 작사하여 소련의 가수 알라 푸가초바가 불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심수봉이 직접 작사하고 노래하였다. 알라 푸가초바가 부른 원곡과 심수봉이 부른 곡을 번갈아 들려 준 가이드의 센스! 내가 한국사람이어서인가? 심수봉의 노래가 훨씬 마음에 와 닿는다. 트빌리시는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도착하여 신시가지 등을 둘러보며 박물관과 미술관 작품을 감상하였다. 이곳에서 니코 프로스마니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관람하는 행운도 누렸는데 ‘백만송이 장미’의 당사자다. 러시아의 군용도로를 타고 카즈베기로 가는 길은 감탄의 연속이다. 카즈베기에 도착하여 카즈베기 산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비가 오는 속에서 게르게티 삼위일체 성당을 향해 올랐는데 다행히 비가 그쳐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오르는 길에 구름에 쌓인 산들과 계곡을 흐르는 물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게르게티에 오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차편으로 올라와 있는데 카즈베기 산은 구름에 싸여 아쉽게도 보이지 않고 형태만 희미하다. 가이드 말이 아침에는 보는 경우가 있다니 기대해 본다. 카즈베기 산은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영역인 불을 인간에게 주고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은 전설이 담겨있는 산이다. 다행히도 아침에 차편으로 산에 올라 카즈베기의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여행의 백미다. 고리로 가는 길에 들른 구다우리 전망대는 1783년 러시아의 에카테리나 황제가 군용도로를 건설한 200주년 기념으로 1983년 조지아와 러시아 우정 기념으로 지었는데 전망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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