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고단한 삶에 찾아온 선물, 코카서스!!!
작성자 이미화 작성일 2022-08-29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일상의 삶에 매몰됨이 두려워 선택한 여행!

 

코로나 이후 근 3년 만에 다가온 코카서스는 새로운 힘과 소망을 선사해 준 회복과 힐링의 시간이었다.

여행지가 정해진 순간부터 사랑하게 된 코카서스를 알고 싶어 틈나는 대로 알아가는 기쁨은 덤으로 얻는 보너스!

어느새 다가온 여행, 일정 내내 행복했고, 앎이 희열로 다가와 순간순간이 소중했고, 코카서스의 웅장하고 순수한 자연과 삶이 태곳적 신비와 어우러져 영적 회복의 열쇠까지 쥐었다.

 

여행이란 모름지기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그 질 차이가 얼마나 큰지....

배려와 이해로 가득한 귀하신 분들과 함께해 내내 행복했고, 감사했고, 비현실의 세계 속을 유영하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그림자처럼 배려하여 무탈하게 귀국하도록 애쓴 오지투어의 최고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로 인해 행복이 배가 되었음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여행 전엔 코카서스 지역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전무 했으나 준비하면서 아이를 품듯 3국을 품었고, 생명을 양육하듯 20여 일간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조심스럽게

알아가며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겸손을 배우고, 수많은 수도원 순례를 통해서는 영적 회복을 경험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종교와 문화, 인종과 역사, 자연이 교차하며 버무려져 때로는 고통으로 때로는 화합으로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것 같은 순수의 땅코카서스는 존재만으로도 매력적인 곳이었다.

 

님보다, 님을 더 사랑하는 짝지는 매일 님 속에 잠겨 있다가 귀국과 동시에 꿈같던 행복을 갑자기 빼앗긴 양 놀라 현실을 부정하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다시 한번 짝지와 함께 한 여행이었기에 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상처로 얼룩진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며 존재만으로 감사요 기쁨임을 깨달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몽골, 터키, 이란, 러시아 등 대대로 대국의 지배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명맥을 이어온 작디 촛불 같은 3국을 보면서 약소국의 설움이 남 같지 않았다.

그러나 자연, 종교, 문화 어느 것이든 원조이고, 태고의 신비를 품은 자존심 가득한 이들의 삶은 세계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라는 것....

 

4만 년 구석기 문화가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던 고부스탄,

24시간 꺼지지 않는 야나르 다흐,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의 종주국,

석유 시추봉으로 가득한 부는 수도 바쿠를 세련된 건물로 가득차게 했고, 밤을 황홀하게 수놓았던 황홀한 불꽃 모양의 건물 플래임 타워,

화려함의 극치 여름 궁전과 실크로드 대상들의 쉼터 쉐키 칸 사라이,

카스피해를 품은 아름다운 휴양지 볼리바르 해상공원, 이슬람국 아제르바이잔!


 

심수봉이 불렀던 애절한 백만 송이 장미의 주인공 니코 피로스마니를 국민화가로 만든, ‘사랑의 도시시그나기,

와인 종주국다운 카헤티 농가에서의 황홀한 와인과 음식 그리고 전통 가무,

구도시와 신도시를 가르는 아름다운 수도 트빌리시의 평화의 다리

와인 최대 주산지인 텔라비에서의 달콤한 와이너리 체험,

세계 2번째 기독교 국가답게 숭고하고 경건한 조지아 정교 수도원들,

러시아가 군용도로고 사용하였던 5000m 이상의 황홀한 카즈베키 가는 길,

카즈베키 중턱에 구름에 싸여 신비하게 조우한 게르게티 성당에서의 신비한 체험,

프로메테우스의 신화가 서린 카즈베키 산,

스탈린의 고향 고리로 가던 길에 만났던 구다우리 전망대에서 보았던 아찔한 카즈베키의 계곡 곳곳 시선이 멈추는 곳마다 선계,

태양의 여신을 섬기는 종교 중심지답게 타 죽을 것 같았던 기억이 새로운 3~4세기경 동굴도시 우플리스치케,

조지아 정교의 시작인 니노 성인이 모셔진 쿠타이시의 겔리티 교회,

잘못된 보수로 망가진 바그라티 대성당에서 느꼈던 착잡함,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마을 메스티아를 묵묵히 지키던 믿음직한 코쉬키,

우쉬굴리에서 경험한 조지아 최고봉 시카라 산 빙하 트레킹과 조타 트레킹, 야생화와 구름에 뒤덮인 빙하와 고산들의 향연이 너무 그립다.

2000m 고지대 메스티아에서 1시간을 4륜 구동으로 3000m를 기어올라 기어코 보았던 코룰디 호수에 비친 5000m 빙산들의 쌍둥이 환영은 단연코 이번 여행의 백미!

아제르바이잔이 카스피해를 품었다면 조지아가 품은 흑해의 바투비,

고대 로마의 유적지 고니오 요새,

이아손의 황금양털전설이 아직도 꿈틀거릴 것 같았던 메데아 조각상,

신화와 현실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바투미 최고급 호텔 고층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흑해의 석양,

세계문화유산으로 가득한 조지아 옛 수도 므츠헤타에서 니노 성인을 조우할 것 같았던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과 즈바리 수도원,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트빌리시, 케이블카를 타고 마주한 어머니 동상과 수도 트빌리시를 한눈에 조망했던 나리칼라 요새와 너무도 아름다운 트빌리시 야경!

 


 

이란, 아제르바이잔, 터키라는 이슬람에 둘러싸인 아르메니아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라는 자긍심을 조지아의 그것과 확연히 다른 독특한 십자가 문양과 놀라운 수도원으로 보여 주었던 하그파트, 사나힌 수도원!
구소련이 자랑하는 미그기를 만든 과학자가 아르메니아의 미코얀이라는 것을 알게된 놀라운 지적 발견!
바다가 없는 아르메니아에게 제주도 크기의 해발 1900m 위에 있는 세반 호수는 바다이자 삶의 터전이며 휴식처,
오스만군대에 의해 집단 학살된 150만 명을 추모하는 아르메니아 대학살 박물관!
2020년 아르메니아와 영토 문제로 전쟁에 패배 미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나라
파르테논 신전의 축소판인 태양신 미트라에게 바쳐진 가르니 신전과 그 밑 아짜트 계곡 따라 형성된 ‘세계 최대 주상절리’는 아르메니아 최고의 걸작이리라!
아짜트 계곡에 세워진 게그하르트 동굴 사원의 경이로움,
케스케이드 공원에서의 수도 전망이 압권이었던 예례반
컬러TV, MRI, 커피 자판기, 휴대용 헤어 드라이기, 레미콘 트럭 등 생활에 필요한 놀라운 발명품을 배출한 아르메니아 지식의 보고 ‘마테나다롄 박물관’
아르메니아인들에게 영산인 노아의 방주가 깃든 아라랏 산(현재 터키 땅),
아르메니아 기독교의 탄생지인 코비랍 교회와 지하 감옥,
예수님의 사망을 확인했던 퉁기누스의 창이 보관된 에키미아진 대성당
마지막 밤을 아르메니아 공화국 광장에서 수많은 인파와 분수 쇼를 감상하며 아름다운 코카서스 여행을 마무리했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
코카서스 산맥을 기대어 작디작은 몸을 의지하는 나라
대국 러시아(소련), 터키(오스만 제국), 이란(페르시아) 사이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땅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지역
실크로드가 관통한 문명의 교역로.
우리가 일제의 잔재와 사과를 못 털어냈듯, 터키로부터의 150만이라는 대학살의 무게를 묵묵히 지고 가는 소국 아르메니아가 결코 남일 수 없는 곳

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땅
저들도 한국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

인간과 신의 영역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수도원이 주는 무게,
5000m 이상의 산과 산맥으로 둘러싸인 아름답고 깨끗하며 광대한 자연!
이 모두를 날씨 요정 덕에 모두 조망할 수 있었던 아주 운 좋은 여행이었다.